
Story
도시국가 에덴의 수도 '타 프레Ta Fre'의 아침은 본디 평화로웠다.
증기 기관차의 굴뚝에선 석탄 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검은 연기가 솟아올랐고, 승객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는 수많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며 내는 소리에 간간히 파묻혔다. 시장 거리에는 각 상점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부산한 소리가 교착되어 흘렀으며 노동자들은 제련소에 나가 뜨거운 쇠 가마 앞에서 땀으로 미역을 감으며 펄펄 끓는 납물을 부어 냈다. 신문팔이 아이들 또한 경쟁사에 지지 않기 위해 빠르게 몸을 놀렸고, 에덴의 국장을 자랑스럽게 단 군인들은 시민들의 인사에 화답하고 자리를 지키면서도 시민들을 감시했다.
그러나 근래 자리를 지키는 군인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. 그들은 시민들의 인사를 어영부영 받아주며 분주하게 움직였고, 때때로 사방을 둘러보아도 군인 한 명 보이지 않은 날까지 생겨났다. 수도에서 먼 도시일수록 군인이 줄어드는 현상은 더 심했다. 시민들은 점점 그것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으나 에덴 정부와 군인들, 정보 매체들은 평소와 다른 얘기를 일절 꺼내지 않았다. 상황이 이러하니 정부의 눈과 귀가 줄어들어 정부의 단속이 약화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. 시민들 사이에서 에덴 정부의 강압적인 복종 요구에 대항하는 반란 조직에 대한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기 시작했으며 몇몇 아이들은 진정한 하늘에 대한 갈망을 꺼내었다. 그러나 정부의 눈과 귀가 줄어든 건 자유를 향한 발걸음만 의미하지는 않았다. 조금씩 무너지는 치안과 불순하고 불법적인 움직임이 함께 따라왔다. 또한 출처를 알 수 없는 풍문이 도시국가 에덴을 떠돌기 시작했다.
에덴 정부와 군부대가 바벨탑에 거대한 비밀을 숨겼다.
그러던 1962년 2월 2일 오후 10시, 타 프레 교육기관의 야외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빠져나온 학생들은 어떠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.





